2025년 7월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이라는 본인의 SNS 채널을 통해 한국과의 무역 협정 합의를 깜짝 발표했습니다. 관세사로서 실무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도 꽤 많아, 오늘은 그 내용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1. 트럼프가 밝힌 합의 내용 요약
① 3,500억 달러(약 480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한국 정부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추가로 1,000억 달러 규모의 LNG 등 에너지 제품도 구매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② 관세율 인하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네요.
- 미국 → 한국 수입: 25% 에서 15%
- 한국 → 미국 수입: 관세 부가 X
③ 미국산 제품 수용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한국 시장에서 적극 수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④ 2주 내 한미정상회담 예정
이 모든 내용은 2주 내에 있을 정상회담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방식은 이전에 일본이 5,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을 때나, EU가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언급했을 때와도 유사해요. 트럼프의 일관된 ‘미국 우선주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2. 관세사의 눈으로 본 트럼프 발표의 속뜻은?
트럼프는 대선 전부터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 "중국산에는 60% 이상" 같은 보호무역 정책을 공약했는데요. 이번 발표도 같은 맥락입니다. 즉, “미국에 직접 투자하고 공장을 지으면 관세 혜택을 줄게”라는 식의 유도죠. 한국도 이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한 셈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트럼프가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이미 한-미 FTA 체결국인데요?
관세사 입장에선 이 부분이 가장 의아했습니다. 이미 한국과 미국은 FTA를 통해 대부분의 상품에 대해 관세를 0%로 적용하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25%에서 15%로 낮췄다”는 식으로 발표한 건, 사실상 FTA의 존재를 무시하고 재협상을 압박한다거나, 미국 내 생산유도를 강화하도록 하는 시그널로 보이네요.
3. 관세 회피를 넘어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가속화
이 발표는 단기적인 관세 회피 전략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그냥 수출하는 시대가 아니라, 현지에 공장을 짓고 직접 생산하는 구조가 통상 전략의 기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LG전자나 셀트리온이 멕시코공장, 미국공장에서 제품 생산하도록 전략개편을 하는 기사들을 앞서 살펴 본 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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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SNS 한 줄이 수백조 원짜리 무역합의로 이어지는 요즘, 우리 기업들도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시점입니다. FTA 시대라고 해도, 이제는 ‘어디서 만들고 어떻게 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해졌어요. 관세는 점점 ‘세금’이 아니라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이번 발표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은 더 자주, 더 크게 올 겁니다. 우리도 계속 흐름을 읽고 준비해 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