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인터넷 곳곳, 그리고 신문 지면에서도 '관세'라는 주제가 정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2.0 관세 정책때문에 여기저기서 관세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죠.
사실 저도 관세사로서 이 현상이 정말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제가 매일같이 다루는 '관세'라는 주제가 이렇게까지 큰 토픽에 오르내리다니요! 그런데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관세가 기업들의 정말 큰 이익/손실을 넘어서 국가 경제까지 쥐고 흔드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매일 정신이 없는 나날이거든요. 😵💫
이번엔 셀트리온이 미국의 의약품 관세 강화 움직임을 피하기 위해 미국 공장을 인수한다는 기사인데요.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1. [기사 요약] 셀트리온의 '묘수', 미국 공장 인수!
셀트리온이 미국 현지 공장 인수와 증설 등에 최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연내 현지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고 내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을 현지에서 제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출처: 한국경제신문, 2025.07.30, A13면, 오현아 기자)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미국의 한 제약사 공장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식이에요. 왜 갑자기 미국 공장을 인수하려 할까요? 바로 미국이 '의약품 관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의약품에 관세 폭탄이 이루어지면 이익이 급감하니 이를 피하기 위해 아예 미국에서 생산을 해버리겠다는 의미이죠.
지난번 [한국경제신문 분석 #5] 시리즈에서 LG전자가 멕시코 공장을 가전 생산 기지로 바꾼다는 내용을 살펴보았었는데요. 셀트리온의 이번 결정도 관세 회피를 위해 공장 이전을 감수해서라도 전략을 짜는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25.07.27 - [한국경제신문 분석] - [한국경제신문 분석 #5] 2025.07.26 미국 관세 정책에 선제 대응한 LG전자
[한국경제신문 분석 #5] 2025.07.26 미국 관세 정책에 선제 대응한 LG전자
[한국경제신문 분석 #5] 2025.07.26 미국 관세 정책에 선제 대응한 LG전자안녕하세요. 9년차 관세사로, 다양한 기업의 수출입 실무를 현장에서 직접 지원하고 있습니다.한국경제신문 분석 5번째 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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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공장 이전까지 할까?
(1) 의약품 -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관세에 더욱 민감
의약품처럼 기술 집약적이고 마진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관세율이 조금만 올라도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고,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직결됩니다.
특히 미국처럼 큰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죠. 센트리온 같이 내로라하는 바이오 기업이 굳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큰 결정을 하는 이유입니다.
(2) 생산 능력 확대
이번 미국 공장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은 생산 거점을 크게 확장하게 됩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해서 향후 14만L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이게 어느정도 규모냐면, 현재 셀트리온 주력 공장인 인천 송도 2공장의 규모(9만L)의 약 1.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렇게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글로벌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겠습니다.
(3) CDMO 사업 진출 가속화
CDMO라는 단어가 생소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CDMO는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줄임말로, '의약품의 개발과 생산을 대신 맡아주는 회사'를 말해요. 한마디로 제약사들이 약을 직접 개발하고 만들지 않고, CDMO에 맡기는 구조죠.
바이오산업 쪽은 생소하실 수도 있으니, 많이들 알고 계실 반도체 업계를 빗대어 말해보자면, 팹리스 / 파운드리와 비슷한거죠.
팹리스에서 설계를 해주면, 파운드리에서 칩을 대신 만들어주듯이, 제약사들이 CDMO에 개발과 생산을 맡기는 겁니다.
아무튼..셀트리온의 생산 시설이 미국에 위치하게 된다면, 현지 제약사들과의 협업이 쉬워지고 셀트리온이 CDMO 위치에서 수주 경쟁력도 강화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30년까지 글로벌 CDMO 시장 규모는 13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며, 셀트리온은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한국경제신문 기사 분석을 통해 우리는 관세가 기업의 생존과 전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았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경제 뉴스들을 볼 때 기사 내용만 읽기 보다는 이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에 대해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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